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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밍 점유율을 얘기할 때에 거의 대부분의 언론이 '닐슨-코리안클릭 (www.koreanclick.com)' 통계자료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보통 게임 등 인터넷 기반 서비스에서 해당 서비스를 얼마나 많은 사용자가 실제로 이용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 중에 하나로 MAU(Monthly Active Users)를 사용하는데요, 코리안클릭의 자료가 MAU 기반으로 작성되어 있습니다. 

 

보도자료로 인용된 내용 중 2018년 12월, 2019년 11월, 2020년 11월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2018년 11월의 자료를 구할 수 없어서, 2018년 12월로 대체했습니다. '1년 단위'로 보기에는 큰 무리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위의 그래프를 토대로 파악 가능하거나, 예측 가능한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멜론의 지속적인 하락

 

한때 시장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했던 멜론은 2018년 45.2%에서 2020년 34.1%에 이르면서 거의 절반의 점유율을 상실했습니다. 카카오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뒤에 버티고 있지만, 멜론 자체 내의 이슈가 워낙 많아 사용자들이 차차 외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기사 : '멜론' 저작권료 빼돌린 혐의.. 로엔엔터 전 대표 재판에

 

물론 카카오M으로의 인수 전에 로엔이 저질렀던 여러 가지 불법 행위가 수면에 드러난 것이지만, '멜론'이라는 이름을 계속 사용하고 있는 이상 그 이미지에 대한 타격은 쉽게 회복될 것 같지 않습니다. 다음과 같은 노력을 기울이며 다시 시장 지배적 위치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기사 : '사재기 사라질까?'... 멜론, 실시간 차트 폐지

 

 

 

 

 

┃시장 2위 지니의 저력

 

멜론이 꾸준히 점유율이 떨어지는 동안 지니뮤직은 오히려 오름세가 있었습니다. 2018년에는 유명 기획사, 음원 사이트 등의 M&A 등이 다수 벌어진 해입니다. 유튜브, 애플, 아마존, 스포티파이, 넷플릭스 등 덩치 큰 글로벌 업체들의 공격에 대비해 미리 전투력을 쌓아놓자는 의미와, 단순히 음악 만이 아닌 OTT 등 통합 미디어 콘텐츠 제작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한 목적을 비롯한 복합적인 움직임이었죠. 

 

지니 또한 엠넷닷컴을 인수하여 몸집을 키웠고, 그 사용자 수의 대부분이 그대로 지니로 잘 안착했습니다. 

 

기사 : KT 지니뮤직, 엠넷닷컴 서비스 통합 완료

 

한국의 음원 시장 특징이 통신사와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다는 점인데요, KT와 LG유플러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지니뮤직을 이용할 때 여러 가지 할인 혜택을 적용받고 있으므로 지니뮤직을 잘 이탈하지 않습니다. 지니뮤직이 점유율을 잘 유지할 수 있었던 데에는 이런 여러 가지 이유가 작용했던 것이죠. 

 

 

 

 

┃중위권의 약진

 

플로(FLO)는 SK텔레콤을 업고 있으므로, 지니와 마찬가지로 기본적인 시장 지배력이 있습니다. 평균 대략 15%의 시장점유율을 잘 유지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네이버뮤직은 바이브(VIBE)를 론칭하면서 서서히 네이버뮤직 이용자들을 바이브로 흡수하고 있습니다. 2021년에 네이버뮤직은 서비스를 종료했으므로, 앞으로의 통계는 바이브(VIBE)만 잡히겠네요. 통합과정에서 사용자들의 이탈은 있었으나 (11.2% -> 8.2%), 국내 최대 포털서비스인 네이버를 업고 있는 만큼 일정 수준 이하로 점유율이 줄어들 것 같지는 않습니다. 

 

플로(FLO)와 바이브(VIBE)를 합치면 매년 대략 25%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SK텔레콤이나 네이버가 망하지 않는 이상, 해당 점유율이 극명하게 떨어질 일은 별로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을 흔드는 유튜브뮤직

 

복병은 의외의 곳에 있었습니다. 이미 영상 콘텐츠에 있어서 전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유튜브를 구글이 인수하면서 날개가 돋쳤고, 슬슬 음원시장에도 진출하기 시작하면서 그야말로 고삐 풀린 망아지가 되었습니다. 그 기세에 힘입어 국내에도 훌륭히 안착했고, 2020년 11월에는 14.4%라는 놀라운 점유율을 보였습니다. 

 

애플뮤직의 경우 저작인접권을 보유한 카카오M 등의 협상에 실패하여 국내 음원 확보가 미진했고, 이것이 곧 사용자들의 외면으로 이어졌습니다. 반면에 유튜브는 '광고'를 보면 음원을 들을 수 있는 무기를 통해 별다른 저항 없이 시장에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누군가와 음악을 공유할 때에도, 멜론이나 지니 등은 아이디가 있고 구독을 하고 있어야 전곡을 들을 수 있는 반면에, 유튜브는 짧은 광고 시청만으로 음원 전체를 들을 수 있기 때문에, 급속도로 퍼져나갈 수 있었죠. 

 

코리안클릭 자료에 근거하여 국내 3대 업체인 멜론, 지니뮤직, FLO를 묶고 유튜브와의 점유율을 비교해보면 위의 그래프와 같습니다. 2020년 1월 5.7%였던 점유율이 2020년 11월에는 14.4%를 달성합니다. 그에 반해 3사의 점유율은 83.4%에서 73.5%로 감소하고 있죠. 3사의 10% 점유율이 그대로 유튜브로 옮겨갔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시장 예측

 

포스트를 읽으시는 모든 분들이 아마 저와 똑같이 예측하시겠네요. 통신사의 할인 혜택이나 포털 서비스의 묶은 상품 등으로 인한 저항이 분명히 있을 테지만, 유튜브의 약진이 2021년에도 계속된다는 것입니다. 특히 멜론의 부진이 계속되고 그만큼의 사용자가 유튜브로 넘어가는 시나리오가 그려집니다. 

 

지니뮤직이나 FLO, VIBE 등은 고객을 지속적으로 잡아둘 수 있는 꺼리 (통신사 할인 혜택, 포털 묶은 상품)들이 있는 반면에, 멜론의 경우 카카오M이 보유하고 있는 국내 음원 저작인접권이 무기였습니다. 이를 통해 애플뮤직의 공격을 물리친 바 있으며, 2021년 2월 현재 국내에 론칭한 스포티파이(Spotify)도 비슷한 전철을 밟지 않을까 합니다. 이에 반해, 광고로 무장한 유튜브는 이런 공격을 피해 갈 수 있을 만큼 매력적입니다. 특히 여러 할인 혜택에 민감한 10대와 20대 초중반의 입장에서는, 짧은 광고를 보면 음원을 무료로 들을 수 있는 장점을 적극 활용할 겁니다. 

 

멜론이 취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은, 유튜브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국내 저작인접권을 막아버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막아버린 애플뮤직의 케이스와는 달리, 이미 유튜브로 국내 가요를 듣는 사용자들의 입맛(?)으로 인해 엄청난 저항에 부딪히겠죠. 게다가, 그 국내 음원들을 배경으로 깐 영상들이 서비스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습니다. 방송된 프로그램을 잘라서 유튜브에 업로드하고 다시 수익을 챙기는 방송사들의 저항도 만만치 않겠죠. 특히 오디션이나 음악 프로그램의 특성상 수많은 국내 가요가 쓰이고, 이미 유튜브를 통해 영상들이 서비스되고 있는 상황상, 방송사 뿐만 아니라 유튜브를 통해 저작권 수익을 얻고 있는 음악인들도 상대해야 합니다. 

 

아무리 보수적으로 예측해봐도 올해 안으로 유튜브 뮤직은 20% 이상의 점유율을 획득하고, 멜론의 점유율은 30% 이하로 내려갈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모로 흥미로운 2021년이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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