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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아프로사운드 (www.samasound.co.kr)를 통해 Genelec One 시리즈 중 막내인 8331 모델을 데모해볼 수 있었습니다. 흔히들 스튜디오에서는 일의 집중도를 위해 회색이나 블랙의 어두운 톤의 모니터 스피커를 즐겨 사용하게 되는데, 이번에 제가 테스트해본 모델은 흰색 모델이었습니다. 


제네렉 스피커야 고급스튜디오부터 홈유저까지 많이들 사용하시고, 저가 모델부터 고가 모델까지 일정 성능 이상을 항상 내주는 믿음이 가는 브랜드이긴 한데, 가운데로 몰린듯한 디자인에서 뿜어져나오는 고음의 느낌을 선호하지 않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다만, 2 way 시스템에 서브우퍼를 물렸을때 고음까지 어느정도 정리가 되는 경향이 있는 경험에 비추어보면, 제네렉 역시 고가 모델로 갈수록 확실히 성능의 우위에 있어서 '다수의 유저들의 경험치'와는 차별화된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M040이나 8030, 8040 등은 워낙 사랑받아온 모델이기도 하고, 스피커 캘리브레이션이 가능한 SAM기능을 포함한 8330의 평가도 상당히 좋습니다. 그러기에 동축모델로 나온 One시리즈 중에서도 5인치의 크기로 홈스튜디오에서 사랑받을 가능성이 높은 8331에 대한 기대가 컸습니다. 


2016 KOBA 전시회에 제네렉 부스에 8351이 세팅되어 있길래 살짝 경험해 봤는데, 주변의 소란스러움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사운드를 들려주더군요. ADAM 부스에는 3 way 모델인 S3H와 S3V가 전시되어 있었고, 위치 상 명확한 비교는 어려웠으나 감각적으로는, Adam S3V < Adam S3H < Genelec 8351A 순으로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당시에는 이 3가지 모델을 듣고나니 다른 스피커들에게는 흥미가 가지 않더군요. 


8331은 현재 'Global Audio Store'(http://www.global-audio-store.fr/en/) 에서 유럽내 세금을 제외한 1조가격 €3,830에 구매할 수 있는데, 배송비와 부가세 등을 생각하면 550만원 이상이 필요합니다. 개인 작업자에게는 상당히 부담가는 가격이죠. 국내 가격은 아직 발표가 안됐는데 최소 650만원에서 700만원을 상회하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우리의 기대치는 600초반에 가 있지만 말이죠.




개봉 



고가모델 답게 포장이 상당히 매력적이더군요. 원통형 맥프로를 처음 개봉할 때가 생각날 정도였습니다. 


위의 덥개를 젖히고 사면을 오픈해주면 한번에 개봉됩니다. 



데모 제품이라 여러분들을 거치고 저에게 온 것이기 때문에 새제품은 아마 비닐 등에 쌓여있을테고 위의 팜플렛이나 매뉴얼도 적당한 위치에 더욱 잘 정돈되어 있을 거라 예상합니다. 개인적으로 '개봉기' 같은 내용등을 중시하지는 않는 편인데, 포장이 매우 감각적이라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고객 감동은 항상 칭찬으로 이어지기 마련이죠 :)


스탠드 위에 거치하고 나면 5인치라 그런지 상당히 귀엽습니다. 




그리고 밝은 색 계열의 모니터 스피커는 그동안 전혀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는데, 8831 흰둥이의 자태가 자못 귀엽고 잘 어울리더군요? 고급스러운 마감과 재질에 깨끗한 하얀색의 느낌이 잘 어우러져 작업실의 분위기를 업시켜주는 느낌이었습니다. 믹싱 때야 스피커 볼 일이 많이 없으나, 작곡 때는 모니터의 생김생김에 영감을 받을 수도 있겠더군요. 






디자인




무엇보다 3-way 동축 모니터의 심플한 디자인에 감탄했습니다. 8331의 전체를 부드럽게 감싸고 있는 5.125"의 2개의 Oval 우퍼를 바탕으로 3.5" 미들우퍼와 0.75" 트위터를 동축으로 배치한 정교함이 돋보였습니다. 동축은 제작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정교하게 만들기가 어려운 법인데, 거기에 컴팩트한 크기에 디자인까지 잡으려면 상당히 기술적인 노력이 들어갈 수 밖에 없겠죠. 

브로셔에도 보면 작은 공간에 최적화되도록 설계했다고 나와 있습니다. 여기서 작은 공간은 아무래도 홈스튜디오 유저의 룸튜닝에 한계가 있는 공간일 얘기할테고, 그런관점에서 스피커 캘리브레이션이 가능한 SAM을 운용할 수 있는 자체 DSP에, 동축 3-way는 홈유저가 선택할 수 있는 최고급 옵션 중의 하나일 겁니다. 



외관상으로는 전면부 위와 아래로 독특한 모양의 포트를 볼 수 있는데 이 포트 디자인 뒤로 고성능의 Oval 우퍼 2개가 독립적으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즉, 트위터와 미드레인지 우퍼를 동축으로 배치하여 해상도를 높이고, 동축과 완전히 분리된 2개의 베이스 드라이버로 저음역에 대응하려한 디자인입니다. 

후편에는 상단 포트가 보이고, 손쉽게 On/Off 가능하도록 중간에 위치한 스위치, 벽에 완전 부착하는 경우를 대비해 전원을 비롯해, GLM 소프트웨어를 위한 네트워크 통신선, 오디오 케이블 등을 아래에서 위로 꽂을 수 있도록 배치한 단자들이 눈에 띕니다. 




전체적으로 전면부에는 On/Off 상태를 알려주는 LED 표시등 외에는 아무것도 없으며, 모든 연결 단자와 스위치는 후면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기술적 부분




이미 10년된 더 된 기술이지만 Genelec의 SAM 캘리브레이션이 국내에 소개된지는 얼마 안됐습니다. 하이파이 오디오 세계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스피커 캘리으레이션 시스템이 존재해 왔는데, 최소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놈들이라 일반 애호가들이 접근하기 힘들었죠. 그동안 오디오 관련 컴퓨팅 기술이 발전하고, 홈스튜디오에서 적은 인치의 스튜디오 모니터가 활발해져가는 트렌드에 맞추어 Genelec이 적극적으로 캘리브레이션 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칭찬할만 합니다. 최근에는 Neumann도 KH80 DSP를 통해 자체 DSP를 통한 룸 보정 기술을 도입한다는 소문이 있고, 내년 초에 발표를 한다는데 내심 기대하고 있습니다. 

8331을 비롯한 이번 Genelec 플래그쉽 모델들인 8341, 8351 등 ONE 모니터들도 모드 SAM 을 활용한 스피커 캘리브레이션이 가능하며, 특히 룸 어쿠스틱이 좋지 못한 작은 규모의 스튜디오에서 꽤나 좋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2개의 Oval 우퍼 크기가 5.125" 인데, 기술표를 보면 -6dB기준 45Hz까지의 저음역대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45Hz를 얘기하면 보통 55Hz부터는 그래프상 데시벨이 뚝뚝 떨어지는 경사도를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50Hz 정도를 생각하면 되죠. 700만원을 호가할 스피커로서는 다소 아쉽다는 측면입니다. 8331의 크기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다만, 같은 크기의 스피커들에 비하면 확실히 압도적인 저음 재생 능력을 갖춘 것이기도 합니다. 보통의 2-way스피커들이 보장하는 저음은 포트 디자인을 통해 저음을 부스트시켜 해당 영역이 상당히 과장되어 있거나 왜곡되어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실제 브로셔에 나온 8341과 8351 등과의 크기 비교를 보면 물리적으로 어쩔 수 없는 부분이죠. 



참고로 오른쪽의 8341은 2개의 6.625" 우퍼를 사용하여 기술스펙에서 38Hz까지 나와있고, 8351은 2개의 8.5" 우퍼를 사용하여 32Hz까지 감당합니다. 8351의 크기 특성상 청취자가 스피커에서 2m 정도 떨어질 것을 권장할 것이기에 홈스튜디오에서 사용하기에 적절하지는 않고, 8341도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습니다. 따라서 초저음(20Hz~40Hz)에 대한 이슈가 없다면 Near Field 측면에서 8331의 선택이 가능하겠죠. 


또한 Genelec 스피커들의 특징인 Iso-Pod 받침대의 역할도 상당히 드라마틱 합니다. IsoAcoustics제품이 필요없을 정도로 공진을 잘 잡아주는 것은 물론 위아래 15도씩 각도 조절이 되므로 어느 위치에 놓아두던 청취자의 귀높이에 도달하는 스팟을 정교하게 조정할 수 있었습니다. 








사운드




처음 청취를 시작하자 마자 느낀 것은 매우 치밀하고 정교한 해상도 이미지였습니다. 트위터와 우퍼가 같은 축에 위치한 동축의 특징일수도 있는데 정확하게 정삼각형을 맞추지 않고 대강 올려놨는데도 불구하고 모든 악기의 위치가 매우 세세하게 파악이 되더군요. 게다가 3-way이기때문에 미드레인지 우퍼가 과도한 저음을 감당하지 않고 (크로스오버 주파수 500Hz, 3kHz) 중역대에 집중할 수 있어서 가장 주요한 악기들이나 멜로디들이 위치할 중음역대에서의 존재감이 매우 좋았습니다. 


제네렉의 작은 크기 스피커들이 큰 출력을 감당하기 위해 설계한 디자인으로 트위터의 울림이 다소 새하게 다가오기도 하고, 이 부분 때문에 어떤 분들은 선호하지 않기도 하는데요, 최소한 8331은 그런 느낌이 전혀 없었습니다. 전면부의 포트가 위아래로 오픈된 형태가 이유일 수도 있고, 미드레인지 우퍼와 함께 동축에서 뿜어져나오는 트위터의 사운드가 그대로 귀로 전달된다는 점이 이유일 수도 있겠습니다. 


리버브 테일이 매우 완전하게 들리는 부분도 큰 장점인데, 물론 이부분은 선호도의 차이가 있겠습니다. 동축으로 확보한 해상도의 정교함을 바탕으로 좌우로 퍼지는 리버브나 딜레이의 잔향이 거의 Passive의 그것처럼 귀로 파악이 됩니다. 


저음의 영역에서도 두드러지는 단점을 발견하기 힘들었습니다. 양쪽의 멀티 우퍼가 포트를 통해 전달하는 저음은 매우 탄탄하게 음들을 받쳐주었고, 특히 5인치 스피커에서 나오기 힘든 출력은 놀라웠습니다. 왠만한 7인치 2 way는 명함도 못내밀 정도로 안정된 출력에 단단하게 다져진 저음으로 듣는 귀가 즐거웠습니다. 







결론




삼아관계자분의 말씀을 빌리자면, 8331을 데모한 어느 마스터링 스튜디오에서 단점이 없고, 2nd 또는 3rd정도의 보조 모니터로 이동할때도 활용할 수 있다, 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하는데, 제 생각도 그대로 일치합니다. 


물론 마스터링이나 믹싱 세션에서는 20Hz~ 50Hz 의 초저음을 감당할 있는 서브우퍼를 8331과 함께 2.1ch 로 구성하여 더욱 완전한 풀레인지 모니터링이 가능하면 좋겠죠. 하지만 사운드 체크에서 다양한 레벨의 다양한 모델들을 모니터용으로 활용하듯이 요 8331도 충분히 제 역할을 하고 남음이 있겠더군요. 


믹싱용으로는, 좌우 위아래 이미지를 정교하게 잡으면서 각 트랙의 리버브나 딜레이 시간을 면밀히 계산하여 설정하기에 유리합니다. 중앙에 있는 소리들은 매우 협소한 중앙에서 흘러나오게 되므로, 조금이라도 위상이 틀어진 믹스나 이미지가 부산스러운 믹스들은 살짝 틀어진 소리가 나오게 됩니다. 좋은 믹스와 나쁜 믹스를 구분할 수 있는 역할이 아니라, 좋은 믹스 중에서도 더 좋은 믹스를 뽑아낼 수 있는 역할이라고 느꼈습니다. 더 정교한 믹싱을 수행하기 위한 보다 정교한 툴이라고나 할까요. 


굳이 단점을 뽑자면, 톤 자체가 심심하기 보다는 살짝 화려한 느낌입니다. 물론 ADAM A 시리즈만큼 과장되어 있지는 않고, 상당히 Neutral한 성향이지만, 귀가 매우 민감한 엔지니어분들에게 메인으로 사용하세요 라고 한다면 장담은 못하겠습니다. 또한 3-way이지만, 현대음악을 위한 정교한 믹싱에서는 결국 서브우퍼가 필요한 것도 단점이라면 단점이겠네요. 하지만 이것은 6.5"이하의 모든 3-way에 해당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가격도 단점은 단점이겠네요. 동축을 이나 멀티 우퍼를 포기한다면, Dynaudio의 LYD48 (수입가 기준)이나, Neumann의 KH310A (해외직구 기준) 등 3-way의 선택지가 많은 상황이고 가격대도 확 내려가게 됩니다. 3-way를 포기하고 동축으로 간다면 KS Digital의 C5, C8 모델이나 ME-G의 RL 906같은 훌륭한 대안들도 있구요. 심지어 KS Digital의 동축 3-way모델인 C55, C88의 현재 정식수입가나 해외직구 가격도 매우 훌륭한 편입니다. 다만, 다른 모델들이 넘지 못하는 하나의 장벽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스피커 캘리브레이션이 가능한 SAM 시스템이 되겠네요. 


Genelec 특유의 톤을 논란의 여지가 있는 단점이라 치고, 앞으로 형성될 높은 국내 가격을 확연한 단점으로 생각해도, 너무나 많은 장점이 있는 모델이라 리뷰 평점은 5점으로 할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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