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제작자가 음원을 제작하여 배포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과거, 기획사를 통해야 가능했던 여러가지 일들이 인터넷 시스템을 통해 간단히 해결할 수 있게 되었고, '작곡'이나 '노래'에 대한 장벽이 예전보다 높지 않게 되었습니다. 컴퓨터 한 대만 있으면 곡을 쓰고 녹음해서 배포까지 할 수 있기 때문에 거대 제작사나 기획사가 아닌, '1인 제작자', '1인 창작자'의 경쟁력이 높아지게 되었죠. 


대신 과거 각 분야의 전문가를 통해야 했던 믹싱이나 마스터링의 제작 공정들이 개인의 실력과는 상관없이 비슷하게 접근이 가능해지면서, 음악적 품질이 낮은 디지털 싱글 앨범들이 무분별하게 출시되기도 합니다. 이는 보다 싸게 음원을 제공받으려는 음원 사업체들의 시각과, 비용을 들여 전문가의 손길을 거치기에는 경제적으로 윤택하지 못한 뮤지션들의 상황, '창작자'로서 대우받지 못하고 갑을 관계에 묶인 작업자로서 손해를 보는 문화예술계에 만연해 있는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상호 작용하면서 벌어진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여러가지 환경적 제한 속에서도 음악을 만들어 배포하고자 하는 1인은, 상업적 음반의 퀄리티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서 들어가는 최소한의 음원 제작 비용에 대해서 '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상업음반 퀄리티의 음원 한 곡을 제작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이때 작곡과 편곡은 작곡가나 작곡가 그룹에서 모두 진행하는 경우가 많으며, 작곡비용은 기획사와의 계약에 따라 다양해질 수 있습니다. 잘나가는 기획사의 경우 곡만 흥행하면 작곡을 통한 저작권료 수입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죠. 유명작곡가에게 곡을 의뢰할 경우 곡당 300만원, 500만원 이상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다. 편곡도 작곡의 퀄리티나 편곡자의 능력에 따라 편곡비도 다양해 집니다. 편곡을 위주로 작업하는 프로 뮤지션의 경우 곡당 100만원 이상을 받을 때도 많습니다. 작사의 경우에도 작곡과 비슷한 정도의 비용을 생각해야 합니다.  



2. 

최근에는 미디 작업의 퀄리티가 높아지고, 녹음 대신 미디의 가상악기로 대체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아졌으나, 베이스와 드럼을 제외하고는 프로 연주자 특유의 연주를 미디로 구현하기가 매우 어렵고, 앰프 마이킹을 통한 녹음의 퀄리티를 따라가기 힘들기 때문에 상업 앨범의 경우 대체로 세션을 쓰고 베이스나 드럼도 세션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션만 전문으로 하는 뮤지션의 경우 곡당 50만원 이상을 페이로 지불할 수도 있습니다. 기본적인 기타, 피아노, 베이스, 드럼만 세션을 써도 100만원 이상을 예산으로 잡아야 합니다. 


3. 

레코딩 엔지니어의 경우 스튜디오 비용을 포함하여 한타임 (3~4시간)에 45만원 정도가 소요되는데, 보다 저렴한 스튜디오의 경우 한타임에 15만원으로 해결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보다 좋은 녹음 장비, 보다 넓은 녹음 공간, 룸 어쿠스틱을 잘 처리한 녹음실, 실력과 경력을 겸비한 엔지니어를 사용해야 높은 품질의 녹음 결과물을 얻을 수 있으므로, 가장 좋은 스튜디오를 찾아가 녹음하게 됩니다. 전문 세션과 특화된 엔지니어의 실력이라면 한타임에 한 곡 정도를 녹음하기에 충분합니다. 다만, 좀 더 여유있게 여러번의 시도를 하기 위해 예산의 여유가 있다면 두 타임 정도를 잡기도 합니다. 


4. 

상업 음반을 위한 음원 믹싱의 경우 트랙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100만원 이상이 기본입니다. 5트랙 이상의 곡을 의뢰했는데 믹싱 엔지니어가 50만원 이하를 부른다면 싸다고 좋아할게 아니라, 믹싱 결과의 품질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수많은 히트작을 낸 해외 유명 믹싱 엔지니어의 경우 곡 당 $5,000 이상을 받기도 합니다. 


5. 

국내 마스터링은 곡당 대략 15~20만원으로 수렴되어 있습니다. 15만원이면 원하는 장르의 원하는 엔지니어의 원하는 스튜디오를 컨택해서 높은 수준의 마스터링을 의뢰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해외의 경우에도 $150~200 정도로 수렴되어 있으며, 그래미 상을 수상하거나 후보였던 유명 엔지니어의 경우에는 $400 이상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위의 내용들을 종합하여 상업 음반의 음원 제작 비용을 추산해보면, 최소 315만원 정도가 소요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곡의 장르에 따라서 각각의 과정에서 들어가는 비용들은 달라질 수 있으나, 전체 비용을 따지면 역시 최소한 300만원 이상을 투자해야 상업 음반의 퀄리티를 바라볼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위의 비용은 3~4가지 트랙의 보컬곡을 상업음반 제작에 참여했던 프로들을 고용하여 제작했다는 것을 가정하였으므로, 실제 음원 제작 비용은 더 많이 소요됩니다. 



예를들어, 올해 7월 '좋니'를 발표한 가수이자 프로듀서 윤종신씨가 자신의 음원제작비용을 트위터에 밝힌 일이 있었습니다. 


순수 음원 제작 비용만 650만원이 소요된 것인데, 윤종신씨가 곡 '좋니'의 작사가이므로, 작사를 제외한 비용이 650만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위에서 추산한 315만원은 상업 음원의 제작에 있어서 그렇게 큰 비용이 아닙니다. 





결론


1인제작자의 경우, 본인이 작사, 작곡, 편곡을 도맡아 하고, 보컬과 기타의 간단한 구성에, 녹음도 녹음실이 아닌 본인의 컴퓨터와 오디오인터페이스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위의 비용에서 많은 부분을 제거할 수 있게 됩니다. 심지어 어떤 뮤지션의 경우에는 본인이 직접 믹싱과 마스터링을 수행하기 때문에, 어런 경우 본인의 곡을 본인이 제작할 때 드는 비용이 거의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 1인 제작자의 음원 퀄리티가 기존 상업 음반에 미치지 못할 경우가 많아, 시장에서 외면받기도 하고, 간혹 인기를 끌어도 오래가지 못하는 상황을 종종 봅니다. 또한 그만큼 비슷한 장르의 심플한 음악을 하는 뮤지션들이 많기 때문에 그 경쟁 체제에서 살아남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