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은 한번 그리면 정적으로 변하지 않고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감동을 선사하지만, 곡은 시간에 따라 변하는 창조물이고 곡의 어떤 부분을 듣느냐에 따라 인상이 달라집니다. 따라서 믹싱 엔지니어로서 또는 아티스트로서도 곡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를 제어하고, 그 제어를 통해 듣는 이에게 더 큰 감동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 합니다. 


믹싱에 있어서 곡의 구조를 통해 전체적인 느낌을 인상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몇가지 방법론들이 있습니다. 


  • 먼저, 곡의 벌스 (Verse)에서는 코러스 (Chorus) 보다 적은 수의 트랙을 사용하고 각각의 섹션에서는 곡의 진행에 따라 무엇인가 새로운 느낌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기 바랍니다. (곡에서는 벌스보다는 코러스가 항상 중요합니다. 소위 말하는 훅킹 멜로디는 코러스에 들어갑니다) 아티스트 입장가 믹싱 엔지니어에게 트랙과 악기 사용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는 일은 별로 없으며, 믹싱 엔지니가 곡의 어레인지나 각 파트에 대해 어떤 부분을 커트하고 뮤트할지 결정하는 일은 좀처럼 벌어지지 않습니다. 


  • 패닝 (panning)에 있어서 벌스는 좁히고 코러스는 넓히기 바랍니다. 예를 들어 벌스는 모노로 녹음된 어쿠스틱 기타로 중간에서 한쪽 방향으로 패닝하고, 코러스는 두 번의 녹음으로 극단적으로 좌우로 패닝합니다. 


  • 벌스에는 로우 엔드 (Low End)와 하이 엔드 (High End)에 대한 정보를 최소화하고, 코러스에서는 로우와 하이를 포함한 전체 정보를 제공하도록 믹싱합니다. 이렇게 하면 코러스가 시작하면서 곡의 감정이 높아지고 살아나게 됩니다. 


  • 벌스에서는 보다 짧은 감쇠 시간을 가지는 모노로된 효과를 주고, 코러스에서는 긴 감쇠 시간을 가지는 스테레오 효과를 주도록 합니다. 이를 통해 곡의 진행에 따라 믹스의 깊이가 더해집니다. 


  • 때때로 벌스에 디스토션을 적용해보기도 하고, 각각의 코러스에서는 점진적으로 디스토션을 증가시켜 보시기 바랍니다. 이를 통해 EQ 하나만을 사용할 때보다 더욱 곡의 긴장감 (Harmonic Excitement)을 높이고 감정을 증폭시킬 수 있습니다. 물론 디스토션은 매우 적게 걸어주어도 소리의 느낌은 크게 변화하므로 사용에 유의해야 합니다. 


  • 드럼에 있어서, 오토메이션을 활용하여 벌스와 코러스를 다르게 믹싱하시기 바랍니다. 코러스에서 오버헤드와 엠비언스 마이크 트랙이 강조되면 드럼의 스테레오 이미지가 넓어지는 효과와 함께 전체적인 드럼 소리가 더 커지고, 반대로 하면 기타나 다른 화성 악기를 위한 공간이 생겨서 솔로잉을 하거나 할 때 유리하게 믹싱할 수 있습니다. 


위 방법론들의 목적은 곡의 진행에 따라 우리의 믹스의 3차원적 이미지를 변화시키기 위해서입니다. 곡에 넓이와 깊이, 긴장감 (Hormonic Excitement)를 더함으로써 곡이 더욱 흥미진진해지고 다이나믹한 느낌이 강조되어 그 감동을 더할 수 있습니다. 




<오토메이션 (Automation) 활용을 통한 믹싱>


믹싱이란 다이나믹이 불규칙적인 믹스를 '균일하게' 만드는 것이고, 동시에 믹스의 주요 특정 포인트를 강조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믹스에서 오토메이션을 사용하는 일이 빈번합니다. 


예를들어, 리드 보컬에 오토메이션을 적용하여 보컬이 항상 믹스에 걸쳐 가장 위에 있게 하면서 가장 감정이 살아나야할 순간에 특별한 단어나 문장을 강조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또는 곡의 특정 부분에서 어떤 악기가 빌드업되도록 강조하여 그 부분에서 더 극정으로 느껴지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위에 언급한대로, 오토메이션은 곡안에서 섹션에서 다음 섹션으로 넘어갈때 트랙의 레벨을 변화시키는데 유용합니다. 오토메이션을 빈번하게 사용하던 드물게 사용하던 곡의 특성에 따라 취향에 맞게 사용하면 되고, 무엇보다 믹스가 더 향상되는데 도움이 되도록 잘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실 오토메이션은 곡에 인위적으로 극적인 효과를 주는데 유리하므로, 뮤지션이나 아티스트들은 선호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오토메이션을 사용하는데 있어서 일반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적절한 휴식이 필수적입니다. 매 시간마다 10분을 쉬거나, 90분마다 20분 정도를 쉬는 것이 좋습니다. 귀가 피곤해지면 믹스의 변화를 쉽게 듣지 못할 수 있고, 오토메이션이 적용되는 부분이 잘 안들릴 수가 있어 앞 뒤의 비교가 잘 안되어 작업에 지장을 줄 수 있습니다. 


  • 믹싱이란 마치 집을 짓는 것과 같아서 하나의 요소를 변경하면 다른 모든 요소가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오토메이션은 조금씩 적용해서 다른 요소들의 변화를 유심히 들어보면서 진행해야 합니다. 


  • 'Solo' 버튼 사용은 믹싱의 적입니다 ! 트랙을 솔로로 듣게 되면 믹스 안에서 그 트랙을 어떻게 섞어야 할지 감을 잡기 힘듭니다. 만약 트랙 자체로 문제가 있어 수정해야할 때 트랙을 솔로로 들으면서 작업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즉시 솔로 버튼을 끄고 전체 믹스를 들으면서 작업을 해야 믹싱의 방향성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따라서 더 좋은 방법은 'Solo' 버튼을 사용하지 않고 전체 믹스에서 해당 트랙의 볼륨을 높여서 듣는 것입니다. 


  • 믹스를 평소 음악을 듣는 여러가지 다른 상황 속에서 들어보시기를 바랍니다. 좋은 모니터 환경에서 들리지 않았던 믹스의 문제점들이 다른 환경에서 들릴 수 있는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차안에서 듣기'는 많은 믹싱 엔지니어들이 추천하는 방법입니다. 


  • 친숙한 곡들의 레퍼런스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좋습니다. 자신에게 친밀한 곡들을 플레이리스트에 넣어두고 믹스안에서 보컬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리버브나 딜레이는 악기에 어떻게 적용되어 있는지, 드럼은 베이스와 기타 사이에 어떻게 놓여 있는지, 로우 엔드는 얼마나 느슨하거나 조여져 있는지 유심히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작업한 믹스를 친숙한 음악과 비교해서 현재까지의 작업의 레퍼런스로 삼기를 바랍니다. 만약 믹싱을 의뢰한 고객이 좋아하고 선호하는 음악이 있다면 그것또한 좋은 레퍼런스가 됩니다. 


  • 믹싱을 하면서 가끔씩 컴퓨터 모니터를 끄고 음악만을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시각을 차단해서 믹스를 들었을때 들리는 새로운 것들이 생깁니다. 


  • 만약 그날의 믹싱 작업을 모두 끝냈다면 그날에는 그 이후로 믹스를 듣지 말고, 다음날 아침에 오자마자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귀와 생각이 다시 새로워진 상태에서 어제의 작업물을 들었을 때 새로운 문제점이 들릴 수 있고, 애초에 의도했던 방향과 믹스 결과가 맞아떨어졌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